[설명환의 IT읽기] 1925년 택시반대와 2020년 타다 금지법

2020-04-01, 최영무 기자

(사진설명: [설명환의 IT읽기] 1925년 택시반대와 2020년 타다금지법 연재타이틀)

'종로경찰서 관내 인력거군 오륙백명은 시내에 새로 등장하는 탁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시위에 나섰다…. 시내 탁씨 운행 허가를 받은 야야촌(野野村)이 신청한 경성역 구내 탁씨 설치 허가를 불허했다.'

1925년 신문 기사의 한 토막이다.

택시가 등장해 인력거꾼의 직업과 생계를 위협하자 인력거꾼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해 당국이 인력거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00년 가까이 번성했던 택시 문화가 타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자 95년 전 당시 주류 교통수단인 인력거와 택시와의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사진설명: 경기도 경찰부에서 경성시내에 택시의 운전 및 영업을 허가하여 택시의 영업이 실현되는 때에는 인력거꾼들이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신문기사. 출처=google)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국토부는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명명했지만, 여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11인승 렌터카를 대여하는 동시에 기사를 알선하는 방식인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는 사실상 영업을 못 하게 된다.

타다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손님에게 빌려주는 플랫폼(platform) 서비스다.

차량은 '쏘카'라는 회사로부터 대여받고, '브이씨앤씨(VCNC)'라는 회사가 서비스를 운영한다. 기사는 VCNC와 제휴된 파견업체에서 파견 받는다. 승객은 VCNC가 운영하는 타다에 차량 대여비와 운전기사 고용비를 함께 지급한다. 직접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소유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타다는 승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 중형 택시 요금의 20~30%를 더 주고도 타다를 불러 타고 싶은 사람이 있고, 일반택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타다 금지법은 우리 사회에서 혁신 서비스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사회도 인간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를 위한 시도가 사라질 수는 없다. 잠시 시간을 늦췄을 뿐 혁신은 거역할 수 없는 큰 흐름이다. 빨리 수용하느냐 늦게 수용하느냐 시간문제일 뿐이다.

인류의 진보는 늘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공유경제는 세계적 흐름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성공기업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설명: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에 타다는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출처=뉴스1)

O2O(Online to Offline)의 핵심인 효율성 추구가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교통 분야에서 먼저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 국민의 동선이 파악되는 탑승 데이터를 해외에 내주면 빅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시티 같은 다음 비즈니스를 모두 해외 기업에게 내주게 된다.

유럽이 구글의 데이터 식민지가 된 뒤로 어떤 신종 비즈니스도 내놓지 못하는 현상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1925년 인력거꾼들의 집단 반발 3년 후, 1928년 3월 4일 자 신문에는 '최근의 경성 시내에는 각 처에 값싸고 신속한 탁시 회사가 생기어, 시내에는 어데를 가던지 일원균일(一圓均一)이라는 표어 아래, 날로 그 세력이 번창하여….'란 기사가 실렸다.

"제발 정치가 경제를 놓아 달라"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호소가 새삼 떠오른다.

* 설명환 칼럼니스트
설명환 칼럼니스트는 ROTC 소위 임관 후 현재 중견그룹의 커뮤니케이션 부서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교출판 논픽션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ICT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글을 쓰고 있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자문 위원과 국가정보기간 언론사의 객원 논설위원으로 선임되어 각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조언을 해오고 있다. 이메일 pr1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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